행복유통 2012. 5. 18. 15:03

튤립

 

 

아이들이 울고 있다

난 그 아이들을 달랜다
빨갛게 울고 있는 것들을
아니 노랗게 우는 것들을
그러나 내 노력 효험 없어
꽃밭 더 시끄러워지고

자전거 세우고 소녀 한 명이 내린다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더니
튤립 한 송이 꺾는다
아이들 울음이 뚝 그친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 애증은
저 꽃밭에서부터 출발한 것이고
내 사춘긴 그 소녀 자전거에서 내린 것

소녀가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아이들도 다시 울기 시작한다

―김영남(19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