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쁜 그림들/◈ 좋아하는 시

새와 꽃 >>>★*…

행복유통 2008. 10. 28. 18:16

▲ img from: daum.joins.com-----
      
    ★*…새와 꽃   
                시인 /  염경희 
    미장원 앞 빗물 배수관 앞에 떨어진 갓 깨어난 까치 
    배달 나가던 중국집 아주머니가 가져와 
    하는 수 없어서 
    갖은 애써도 비실거리는 걸 보고 
    퇴근한 날 밤 꿈에 
    유리병 뚜껑을 여니까 
    색깔 고운 작은새 한 마리 날아가는데 
    병 바닥에 쌓인 건 
    잣처럼 빻아놓은 마늘이라 이상하게 여겨져도 
    간밤 천둥 번개 속 양탄자처럼 깔린 장미꽃길로 출근하면서도 
    내내 걱정되어 
    가게문을 열자마자 새의 동태 살펴보니까 
    숨은 붙어 있어도 
    얼마 못 가서 
    가게 동쪽 창문 앞 세 그루 잣나무 가운데 묻어 주긴 했는데 
    집에선 오색영롱한 날갯짓 하다가 
    분홍빛만 빠트리고 갔는지 
    문주란 꽃대가 상앗빛으로 싸인 붉은 연꽃 모양 올라오고 
    가게엔 끝내 살지 못한 애처로움 
    꽃분홍 수선화에 깃들였는지 
    집과 가게 안팎에서 동시에 피워올리는 꽃대가 
    어떤 다른 해보다 더 
    여리고 
    아리고 
    눈에 밟혀서 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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